누가 술이 달다 하던가

이렇게 쓴걸.. 이제 제정신이 드나 보다.


무질서하게 더러운 방구석, 여기저기 빈 담배곽들, 심신의 안정을 찾는답시고 켜놓은 촛불..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항상 익숙하게 똑같은 광경만 보이는 창밖 도로...


이와 중에 울려퍼지는 박아라 타이머 소리..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창밖의 매일 똑같이 움직이는 차들과 사람들과는 달리 내 방과 나의 인생은 무질서하다.


어느 덧 서른이 되어 조부모님, 부모님 곁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고 있지만  11년간 노름 인생으로 이미 망가진, 아니 어느 일정 부분 망가진 나의 인생,

여러 사이트를 큰 맘먹고 탈퇴문의하여 탈퇴를 했지만 마음이 썩 좋지는 않다.

국제전화로 전화가 왔다.

"사장님 탈퇴문의를 주셨는데요"

"제 말그대로 탈퇴 해주십시요. 제가 졌습니다. 착실하게 살아볼랍니다"

"이번에 얼마 안잃으셨던데, 무슨일 있으십니까?"


사이트 관리자의 목소리가 많이 아쉬운 듯 해 보였다.

"도와주십시요 전화 끊겠습니다"


미련일까. 한번 더 하 면 이길수 있다는 희망?

이런 사이클을 수없이 반복했지만, 정말 큰맘 먹고 탈퇴처리 했다.


상한선이 거의 없다시피한 인터넷 상에서 나는 매일 전쟁을 벌였다.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틈틈히 했다. 그로 인해 나의 바이오리듬이 결정되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감정이 수시로 바뀐다. 아무래도 조울증인 것 같다. 

몇 달 전에 1억 이상을 꼴고 멍 때리고 있는데 인터넷 배너에 단도박 광고가 떠 있는 것 아닌가.

전화해봤다. 24시간 운영된단다. 힘들 때 마다 전화 했다. 

동네 아저씨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지역 한국도박문제관리 센터로 가보라고 그런다. 처음엔 많이 힘들어하며 이말 저말 많이 했는데, 자주 하니까 받던사람이 또 받고 그러기도 했다. 하지만 자주 전화하니까 그 또한 귀찮아 하더라..


도박문제관리센터에 첫 3주정도는 잘다녔다. 그와중에도 조금씩은 했던 것 같으나 평소와 같이 미친사람 마냥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자연스레 안다니게 되었고 한달인가..? 안하다가 다시 했다.


회사 일도 힘들고, 대인관계도 거의 맺지 않았다. 연애도 하루하루가 고비였고..

내 인생도 하루하루가  깊은 한숨을 내쉴 때 마다 흔들리는 내 방의 촛불과 같았다.


사금융 대출금, 대출금 이자, 핸드폰 요금, 1금융 대출이자, 모임 회비, 야구동아리 회비..

매일 같이 돈나갈 곳만 있는데... 그거 또한 잘먹으면 작아보이고,, 빈털털이가 되었을 땐, 한없이 커 보이더라.


하루는 잘되서 다리가 편찮으신 할머니를 봬러 시골로 내려갔다.

가는길에 손자 잘살고 있는 모습 보여주려고 우족과 과일 몇개 사가지고 갔다. 매우 좋아하시더라. 우리 손자밖에 없다고.  매일같이 돈 떨어지면 담뱃값이라도 받아보겠다고 할머니 댁을 가곤 했는데... 이게 다 돈이다. 매일 이렇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미친놈이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다음날 다 탕진해서 그나마 우족이랑 과일하나 남겼다고 위안 삼았던 것 같다.  


누워서 매일 생각한다. 로또 1등이 당첨되었을 때,

'난 뭐하지? 와 정말 좋겠다.. 집사고 차사고... 노름은 절때 안해야지.. 이렇게 큰 돈이있는데 노름해서 뭐해.. 그땐 착실하게 살아야지..'


근데 난 로또를 사본적이 없다.


여자친구 만나면 항상 노름으로 잃었을 때 가장 강하게 들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꾹 숨기고는 있었지만,,

그래서 인지 여자친구가 항상 돈을 많이 쓴다. 1인 미용실을 운영하여 수입이 꽤 된다.

내가 쓰려고해도 항상 자기가 낸단다. 

내가 쓰려고하면 말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낸단다.. 


'어차피 없어질 돈인데 내가 쓰는게 낫지'


돈을 펑펑 써대는 날이면 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긴 한다. 

나보고 씀씀이가 헤프대나..

전혀 아닌데.. 짠돌이에 나한테 돈 1원도 안쓰고 오로지 노름만 하는데..

뭐 가끔 몇천만원 따면 인터넷 쇼핑으로 2~30만원 정돈 쓰곤 한다. 

지금 보니 남아있는 것들은 다 그때 산것들이다. 야구글러브, 가방, 장갑, 옷, 특히 양말..


우수리가 맞아야 잘딴다나.. 보통 100단위로 충전하는데 뒤에 몇십만원은 그냥 없는 돈 셈치고 쓸때도 있다.

가끔 엄마한테 돈도 주고 한다. 어차피 없어질 돈 엄마한테 먼저가면 그나마 좀 맘이 편하다.

친구들 밥사주고 술사주고 좀 으시대고 집에 들어가면 조금 뿌듯하다. 아무래도 제정신은 아닌가보다. 친구놈들도 아는지 한번 산다고 하면 굶주린 하이에나마냥 엄청 뜯어먹고 간다. 

'좀 말려주지 새끼들..'


그러곤 들어와서 바로 세팅을 한다. '2시간 뒤엔 내가 웃고 있을까?'


웃을 때도, 이불 뒤집어 쓰고 쓰러져 잘 때도 있다. 

오전엔 출근 시간이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시즌별로 스포츠 경기가 있는데 한종목 두종목 골라서 100정도 걸고 보면서 출근한다. 아주 출근길이 재밌다. 

이거 보면서 간다고 사고난적은 단한번도 없다. 아마 내가 노름을 끊게된다면 목숨까지 지키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나에게 아주 적은 푼돈 100으로 즐겁게 출근을 한다. 그러면 결과는 12~13시즘 나오니까 오전도 훅 지나간다. 맞으면 2~3배니까 좋고, 틀려도 뭐 별 생각없다. 


가장 심할땐 오후 내내 박아라를 한적도 있다. 그것도 매일 먹죽먹죽.. 

17~20시는 스포츠로 또 시간을 때운다. 최대한 박아라를 안하는게 돈굳히는 일이란걸 내 자신도도 잘 알터...

20시 부터 또 달리기 시작한다. 존나게 고독하다. 외롭고 싸늘하다.. 

먹죽먹죽.. 들어가보니 뱅커가 5번 나와있다. 

'오늘은 플레이어만 주구장창 간다'


뱅커가 나온다. '띳기고 시작하는거지' ... 뱅커가 나온다.. '아 씨발'

뱅커가 나온다. 뱅커가 나온다.. 뱅커가 나온다.. 그 후 8번이 뱅커가 더 나왔다. 


안해야지 안해야지. 

이게 비단 오늘일 뿐만아니다. 꾸역꾸역 살아난다 해도..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그래. 어디서 돈을 구해왔다 치자. 


결국 반복이다. 다람쥐 챗바퀴 돌듯. 피흘리며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한다. 

이것도 경험이니라... 이렇게 버티고 있잖냐.. 넌 대단한 사람이야.. 


지랄도 풍년이랫나.. 나라 잃은 표정하고 멀뚱멀뚱 다음회차 결과를 지켜만 보고 있다. 


고새 담배 두갑이 사라졌다. 편의점 갈 힘도없고 돈은 있지만 돈도 없다고 생각해버린다.


이짓을 몇년을 더 해야 할까. 하루 빨리 끊는게 인생에 도움이 될텐데. 눈앞에 몇백때문에 인생을 허비 할 수 없지 않은가...


뭐 어찌어찌 또 살아났다. 끽해야 1~2주 쉬고 다시 복귀했는데 와 먹었네?

역시 난 천재다.. 잔고가 많다.

상한선이 작은 사북으로 산책을 간다. 참 안타까운 중생들이다. 여기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게.. 나는 이미 왕창 먹고 여기 기분전환하러 온건데...

가볍게 하니 뭐 이삼백정도 딴 것 같다.. 아가씨좀 만나서 놀고,, 집으로 가는길이 참 행복하다.

휴게소 들려서 맛있는 것도 먹는다. 사는게 이 처럼 행복할 수가 없다.


휴가를 내고 좀 쉴겸. 마카오로 향한다. 여긴 쫌 화려하다. 사북에선 내가 뭐라도 된 것 처럼 보이지만 마카오에선 왠지 나도좀 잃을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해외로 왔는데 빈털이 되고 갈 순 없지 않은가. 인터넷에선 무지막지하게 잃어도 어차피 오프라인은 잃어도 몇백이다...

뭐 잘놀고 잘쉬다 귀국한다..


오히려 지노를 가는게 돈을 굳히고 시간도 보내어 내가 미친듯이 노름하는 것을 방지하는 일일 것이다...


어제는 평소와 같이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다같은 인생을 보냈다. 크게 흔들리는 촛불과 같았지만 그래도 꺼지지 않는 하루를 보냈었다.


그치만 오늘은 다르다. 도박은 병이다. 정신병. 분노조절장애...

그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은 결국 꺼저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또 오늘은 뭔가가 다르다. 

쓰레기같은 도박인생의 하루가 뭐가 다르다는건지..

그치만 오늘도 오늘 하루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다. 

더 나은 내일이 올까? 안그래도 치열한 회사생활에서 내가 좀 더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될까?

구상한 사업을 정말 실행에 옮길까?

사업하기전에 좋은 경험했다 생각할까? 사업하면 큰 돈이 어쨋든 굴러갈텐데.. 그전에 끊으면 유리할까?


한번 대차게 살아보려고 나도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생각을 한다. 

그치만 오늘 하루는 정말 엉망이다. 항상 끝은 최악이다. 


매번 이딴 짓을 반복한다. 다시는 안하겠다고. 

곧 교체해야할 타이어 값, 연말연시에 나갈 비용들, 대출금, 등등 이 갑자기 눈덩이 처럼 불어나 크게 보이지만.. 그 날들은 항상 찾아오더라. 항상 나에게 해답을 요구하고..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를 답을 내려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나는 운좋은 사람이겠지. 그나마 신용불량자는 되지 않았기에.. 누군가 하늘에서 날 지켜주는구나.. 


창밖을 보니 보름달이 떴다. 나의 기분은 블랙홀인데 멍하게 밖을 처다보니 밝게 달이 떠있다.

어지러진 방을 하나하나 치우고싶다. 버릴건 버리고.. 


내가 잠이 많다. 좀 게흐르다. 깨진 액정사이로 내 잘 시간의 알람이 울린다. 

마지막이 될 것 같은 담배를 물고 있다. 깊히 빨아 본다. 그래도 제정신인지 이번엔 담배재를 바지에 떨구지 않는다. 


이제 좀 정신이 드나보다. 아니 들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