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초봄의 어느 평일이였다.

직장에서 근무하는데 와이프한테서 전화가 온다.

"여보, 이번 주말에 별다른 계획 없으면 하이원에 갈까"

-"하이원이 뭐 하는데야?"

"어, 그냥 가족끼리 조용히 휴가 보내는 곳이야"

-"거기가 어딘데?"

"강원도 정선카지노 바로 옆이야"


정선카지노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걸 느낀다.

무의식적으로 그럼 가야지 하고 말했다.

12년 말에 처음 정선 카지노를 다녀온 후

오직 해외출장때만 가끔씩 다니던 카지노였다.

집에 와서 물어 보니 둘째 아이의 학반 친구 아빠가

삼성전자 차장이였는데 하이원 2박 숙박권이 나왔고

평소 그 집 애엄마랑 친하게 지내던 와이프에게

같이 가자는 건의가 왔다고 한다.

그렇게 금요일 퇴근하고 우리는 가족단위로

하이원리조트로 힐링하러 갔다.


밤 늦게 도착하여 애들을 재우고 나서 일찍 자고

아침에는 여기저기 돌아 다니며 애들하고 놀았는데

강랜 입장하고 싶어 미치겠더군요.

점심 먹고나서 나 소화도 시킬겸 산책 좀 하다 올게 하고는

나와서 후다닥하고 셔틀버스를 탔습니다.

입장권 구매하려고 보니 지갑은 없고 4만원이 있더군요.

그래서 이번은 정탐만 좀 하고 밤에 다들 잠들면 혼자 으흐흐...

2년반 전이랑은 많은 변화가 있어서 장내 탐색을 먼저 하고

다이사이와 룰렛을 왔다갔다 하며 배팅을 했는데

2시간이 지나니 한 10만 되더군요.

이제 올라가자 하고 3만을 때리니 바로 죽어서 리조트로 올라 갔습니다.

가는 길에 맥주랑 마른 안주를 좀 사들고 가서 나눠 먹으며

캬~ 자랑을 좀 했죠.


저녁 먹고 밤 10시쯤 되여 저쪽 집은 자러 들어 가고

우리 애들도 다 잠에 곯아 떨어지니 와이프가 같이 한번 가 볼까 합니다.

둘이서 다시 셔틀버스 타고 내려와서 입장하는데

와이프가 50만을 주면서 그럽니다. "이거 다 잃어도 좋으니 잘 해봐"

-그래 알았다. 내가 다 잃으면 너가 좋기는 뭐가 좋겠냐

물론 이건 속으로만 이렇게 말했죠.

정말 다 잃어도 괜찮으면 말을 해도 다 잃어도 좋으니 잼나게 놀아라고 해야지

다 잃어도 좋으니 잘 해보라면 잘 해서 좀 이기라는거 아닙니까.

그래도 운이 좋아서 한 두시간 하고나니 약 30만쯤 이기고

와이프도 다이사이 해서 35천 이기고 왔습니다.

내일 다시 서울 올라 가야하고 피곤하니 이제 그만하자고 합니다.


밖에 나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와~, 자기는 카지노장에 들어가니 눈에서 별이 보여."

-뭔 별이야?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아예 반짝반짝 하더만"

훗날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 저렇게 좋아 하지는 않았을건데...

그날 이긴 30여만원의 돈은 결국 꿀 발린 악마의 사탕이였고

약  6개월 후 나는 더 이상 무리다 싶어 혼자 강랜출입정지를 신청했다.

그리고 돌아 오는 길에 자살충동도 느끼고

집에 도착하여 안주도 별로 없이 독한 빼갈을 그라스컵에 부어

술인지 물인지도 모를 정도로 단숨에 여러 컵을 비웠다.


나에게 기쁨과 슬픔,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것을 빼앗아 간 강원랜드

나는 이제 출입정지 가 풀리는 90일을 무척이나 애타게 기다린다.

사북 - 죽을 사, 북쪽 북

사람이 죽으면 간다는 북망산이 연상된다.

나 마지막에 가더라도 너의 기둥 하나는 꼭 뽑아들고 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