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중소기업인 식품제조회사에 근무한지 3개월째.

회사에 구내식당이 있어서 사무실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데

그날 점심 식단에는 숙주나물 볶음요리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든 음식이라 수북이 담아와서 먹고 있는데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그때 회사의 상무님이 우리와 한상에 앉으셨다.


상무님 : 어이, 안주임(당시 나의 직급).

나 : 네, 상무님.

상무님 : 자네 이 반찬 이름이 뭔지 아나?

나 : 네. 녹두나물이요.

그러자 모두가 나를 쳐다 본다.


나 : 콩에 물을 줘서 싹을 틔우면 콩나물이고

       녹두에 물을 줘서 싹을 틔우면 녹두나물 맞잖아요.

상무님 : 음, 안주임 말도 맞는데 이건 숙주나물이라고 부르지.

나 : 왜요? 

상무님 : 여기에서 이걸 왜 숙주나물이라고 부르는지 아는 사람 있어?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 보자 상무님이 말씀하신다.


-조선시대에 신숙주라는 아주 유명한 대신이 있었지.

 그는 처음에 단종을 모시다가 후에 세조를 모셨는데

 사람이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변질을 했던거야.

 그런데 이 녹두나물이 이튿날이 되면 변질해서 못 먹고 버리게 되.

 그래서 사람들이 이 나물을 신숙주처람 잘 변질한다고 하여

 숙주나물이라고 부르게 된거야.


그래서 그때부터 난 녹두나물이라는 이름대신에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아직도 식당에서나 누구랑 대화할 때면 항상 숙주나물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