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각 오전 7시12분.


2시간쯤 뒤 9시가 넘으면

주치의의 퇴원허가서가 나옵니다.


세상 좋아졌습니다. 

예전에 소생의 아버님이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는 주말 퇴원이

없었지요. 원무과 직원들이 쉬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무인수납기가 있어서

원무과가 쉬어도 일요일 퇴원이 가능하니

참 편리합니다.



금요일 오후에 입원해 이미

너덜너덜해진 혈관을 힘겹게 찾아

2박3일동안 꽂아 놓았던 링거바늘을

뽑으니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지긋지긋한 병원을 빨리 벗어나고 싶네요.

속을 울렁거리게 하는 이 약 냄새. 

콧 속까지 진하게 남아 괴롭힙니다.

코를 힘껏 풀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네요.


이 냄새 때문에 2박3일 동안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못합니다. 갈증과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낍니다.

지금도 물에 적신 거즈를 입에 물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이번이 3차 치료입니다.

앞으로 이짓거리를 13번이나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히지만, 

건강 관리 안하고 생업을 핑계대고

막 살았던 결과이니 오릇이 홀로 

감당해야 겠지요.


죽을 병도 아니고 전염병도 아니니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지만 않으면

시간싸움일 뿐입니다.


소생의 후배인 주치의 놈은 그럽니다.

소생이 마음을 편히 먹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는데 너무 예민하다고.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되나요.

10여년 전부터 모 기업과 벌이고 있는

법정 소송이 나중에는 감정다툼으로까지

번져 고소-맞고소를 거듭하며 지금까지도

진행 중입니다.

현재로써는 그 끝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합의하자고 해놓고 법무팀 앞세워서 

뒷통수를 치는 명색의 국내 4대 그룹의

치졸한 짓거리에, 그래? 한번 붙어보자.

누가 죽나 해보자고 시작한 게 강산이

한 번 바뀌었네요.

얼마나 악이 받쳤으면 닉네임까지

한번이겨보자로 했을까요.

너무 열받아서 아는 기자들 동원해

공격을 해봐도 그때뿐. 상부의 압력 때문에

더 이상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에

소생이 더 미안하더군요.

하기사 광고주인 대기업 앞에 끝까지

힘을 실어줄 언론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언론도, 권력도, 공권력도 돈 앞에서는

무기력한게 우리의 현실이니.


저놈들이 소생의 피를 말려 죽이려는거

잘 압니다. 애초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으니.

결국에는 항복할 거라고 생각하겠지요.


회원님들은 절대로 개인일 경우 조직체와

법정싸움 하지 마십시요. 흔히 도박에서

말하듯, 시간과 돈이 녹아 죽어 폐가망신하기

딱 좋읍니다. 더욱이 이긴다는 보장도 없구요.


다행히 소생은 돈 많은 형님 둘이 도와주고

있으니 버티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것도 눈치가 보이고 미안해서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네요.


지금시각 오전 8시7분. 이제 1시간 뒤면

퇴원이네요. 글 마저 이어 가겠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가 없네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생업은 어려워져서

최근 마지막 납품을 끝으로 접었으니

머리가 아픈거죠.


그러니 몸이 이 지경이어도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얼마 전 모 연구팀과 미팅을

했네요.

사업제안서 내용이 너무 좋아 직접

만나게 된거죠.

차세대 드론과 관련된 건데, 저쪽도 조건을

제시했고, 소생도 조건을 내걸었는데

아직 답이 안나왔네요.


장래성이 너무 좋지만 여건이 안맞으면

못하는거죠.


환갑을 바라보는 이 나이쯤 되면

젊은 시절  열심히 살면서 닦아 놓은

기반 위에서 느긋함을 즐겨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니 한심하다는 생각만

가득합니다.


법정 소송만 없었으면 건물 몇 채는

사놓았을텐데. 후회가 없는 것도 아니고.


형편이 이렇고 몸은 이 지경이고,

앞뒤 꽉 막힌 상황이다보니 강친과

카지노에 더 빠지게 되는가 봅니다.


어째든 얽힌 실타래 풀듯 하나 둘

문제를 풀어 가려고 합니다. 


주치의의 충고대로 스트레스도 풀고

운동 삼아 강랜도 자주 가려고 합니다.

마카오를 가고 싶지만 아직은 체력이

거기까지는 허락을 안하네요.


오전 9시10분 퇴원 수속을 밟고,

요양사와 해장국집에 가서 콩나물국밥을

시켰습니다.


요양사는 소생의 집으로 와서 죽을

쒀 준다는데 부담스러워서 거절했습니다.

지가 내 마누라도 아닌데.


그런데 배가 이리 고파도 목구멍이 밥을

넘기지 못합니다. 국물만 몇술 뜹니다.

요양사는 소생을 집으로 데려다주고

교회로 갑니다.


집에 오니 적막강산입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금니다.

코에서는 아직도 약 냄새가 진동하네요.

경험상 내일까지 이럴 겁니다.


이제 한숨 자야겠습니다. 일어나서 

이따 저녁에는 맛있는 걸 먹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