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비가 옵니다.

바카라하기 딱 좋은 날인데, 발이 

묶여 집에 있네요.


계획대로라면 어제 강랜에 가려고

했는데, 딸래미한테 필요한 게 있어

그걸 처리하느라고 못갔군요.


바카라를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딸래미가 먼저이니 어쩔 수 없죠.

천상 내주 초에 가던가 해야지.





주말이 되면 경마를 하러 가는

회원님들이 꽤 되는거 같습니다.


소생은 여직껏 경마를 해 본 적은

없는데, 오래 전에 친구를 따라서

경륜장에는 가 본 적이 있네요.


현재는 모케이블TV 사장으로 있는

친구 P가 일선 기자로 뛸 때 경륜을

담당했습니다.


이 P를 따라 잠실에 있는 경륜장을

가봤네요.


P는 담당기자니까 취재가 목적이었고,

소생은 구경을 간 것이었구요.


당시 뛰던 선수로는 허윤회? 정성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선수들이 활약을 할 때 였습니다.


P를 따라 기자실을 갔습니다.

3~4평 정도 되는 사무실에 6인용 

쇼파가 있고, 기자 수발드는 여직원

한 명과 중년의 남성이 있더군요.


P의 소개로 취재를 나온 스포츠지

기자들과 인사를 하고 쇼파에 앉으니

여직원이 다과를 내옵니다.


그리고 P와 소생한테 쿠폰을 한장씩

주네요. 10만 원 액수가 찍혀 있는.


소생 : 이게 뭐야?

P : 공단(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는

      베팅쿠폰이야. 베팅할래?

소생 : 이걸 왜 주는건데?

P : (속삭이듯) 이따 얘기해줄께.

소생 : 나는 기자도 아닌데..됐어.


쿠폰을 반납하고 가만히 지켜봅니다.

이 쿠폰은 기자들에게 다 지급되는

것이었습니다.


통유리로 된 창가를 가보니 경륜장이

한 눈에 다 들여다 보이더군요.

위치가 로열박스 맨 위층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들은 쌍안경으로 경기장을 둘러

보기도 하고, 베팅하는 사람도 있었죠.


기자들이 베팅용지를 작성하면, 

여직원이 이걸 일괄적으로 수거해서 

티켓을 끊어 오더군요.


그런데 중년 남성의 정체가 웃깁니다.


사이클계의 대부. 자칭타칭 경륜전문가.


"현재 뛰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저의

제자들입니다. 사이클팀 감독을 하다

공단으로 스카웃 된 지는 얼마 안됐구요."


실제로 기자들도 베팅을 하기 전에

이 양반한테 이거저것 물어 보더군요.


평생을 사이클계에 몸 담았고 선수의

태반을 길러 냈다면, 이 양반의 경기

분석 결과는 어땠을까요?


꽝입니다. 단 한 경주도 맞추질 못합니다.


다른 때는 잘 맞추다가 소생이 간 날만

헛발질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소생의

눈에는 한낱 허풍쟁이 정도로 밖에 보이질

않더군요.


오후 4시쯤 되서 차 막히기 전에 가자는

P와 나오면서, 베팅쿠폰과 전문가의

의미를 듣게 됐네요.


기자들이 경륜장을 들쑤시고 다니면

혹시나 꼬투리를 잡힐까봐 기자실에

묶어두려는 공단의 조치였다는걸.


그래서 공짜 베팅쿠폰을 주고 전문가를

배치해 놨다는 사실.


당시는 관행이었다던 이같은 일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P는 경륜 외에 경마도 오래 담당했는데

많은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도박을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경마나 경륜에는 관심이

없었던 소생이 더더욱 멀리 하는 계기가

됐지요.


회원님들 편안한 주말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