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친 회원 중에 즐건인생님이 강릉에 거주하신다니

작년 여름 정동진 여행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정동진이야 일출로 워낙 유명한 곳이니 즐겨 찾는

분들도 많겠지만 소생은 처음 가 봤는데, 유명세만큼

좋더군요.


해마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을 내 아이들을 데리고 머리도 식힐 겸 아이들

속얘기도 들을 겸 여행을 다녔는데, 작년에는 소생의

건강 때문에 가까운 곳에 가자 해서 찾게 됐습니다.


작년에 갈 때는 평창올림픽 준비 때문에 공사하는

곳도 더러 있고, 이로인해 차가 좀 막히기는 했지만 

강릉 바다에 근접할 수록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지요.


썬크루즈호텔에 여장을 풀고 커피거리라는 곳을 가니 

백사장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아이들과 싱싱한 해신물로 배를 채우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건, 이제 우리 셋이 가는 가족여행도

이번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현듯 "아 녀석들이 다 컸구나" 하고 깨달은거죠.


생각해보니 녀석들은 이제 품안에 끼고 돌 어린이가

아니었습니다.


소생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꼬맹이로만

여겨졌는데 벌써 아들놈은 직장인이고, 딸래미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말이죠.


녀석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하기도 하고 또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아 내가 이렇게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주변에서는 항상 동안이라고 하고, 민증 까면 소생

얼굴 한 번 민증 한 번 번갈아 보면서 "정말 나이가

이리 많으세요?" 하며 놀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이 

열에 아홉이다보니 내 나이 먹어가는 걸 몰랐네요.


양쪽으로 아들 딸의 팔장을 끼고 백사장을 걸으면서

강릉 밤바람을 원없이 쐬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날씨가 흐려 아쉽게도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정동진과 강릉 여행은 생애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지요.


창 밖을 보니 비가 오네요. 가끔은 하늘도 보고, 

바람도 쐬면서 여유를 갖는 삶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