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블랙잭이었지만 평생 도박이라고는 바카라 밖에 모르는 사람으로서 새삼스레

고수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나이를 먹다보니 해가 바뀌어도 별다른

감흥도 없고 흔히들 말하는 new year's resolution도 시들해진지 오래지만 2017년에는

확실한 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이러다 평생 도박꾼의 흔한 말로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한다.

 

高手란 어떤 사람일까? 아마도 자신 스스로를 하나의 常數로 만든 사람이 아닐까 싶다.

변화가 무쌍하고 오늘의 승전보가 내일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 지난한 세계에서

때로는 어이없고 허무한 패배를 그 자체로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릴 수 있으며

때로는 맥시멈 한 방을 그것도 실낱같은 확률의 뒷발치기로 이긴 후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뚜벅 뚜벅 객장을 유유히 벗어나는, 태풍이 휘몰아쳐도 꿈쩍않는 바위와 같이

자신을 이미 전체 흐름에 있어서 변수가 아닌 하나의 상수로 만든 사람이 아닐까. 

 

결국엔 모두들 말하는 윈컷, 로스컷, 시간관리, 시드관리, 승률관리 등등 모든 면에서

자타가 공감하는 원칙들을 흔들림없이 지켜내고 체화(=원칙의 습관화)시킨 자들 만이 

겉보기에 휘황찬란하기만한 약육강식의 잔인한 정글에서 살아남을지니...

 

고로 고수란 자신을 전체 게임에서 하나의 상수로 체화시킨 사람이다. 

이런 측면에서 근 삼십 년을 이 세계에서 버텨내면서도 여전히 요원하기만한

고수의 경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금년에는 기필코 나 자신을 상수화하는 것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하리란 결심을 조용히 해본다.

스스로를 상수로 만들지 못하면 금년 연말에도 역시

'내가 이럴려고 갬블 시작했나...'하고 자조어린 탄식을 하지 않을까 싶다.

高手는 常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