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랜 칩의 병원균에 옮은 손등 피부염이

급기야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오늘은 오전 생업만 처리하고 오후에

병원으로 달려갔네요.


오늘 새벽에 포진이 자리 잡은 부위가

어찌나 가렵고 열이 나던지,

자다 말고 일어나 얼음팩을 그 부위에

올려놓고 열 뺀다고 잠을 설쳤지요.

열을 억제시키니까 가려움증도 없더라구요.


덕분에 상처가 진정되는 듯 보였지만,

그 부위를 붕대로 가린채 지인과의

점심 약속에 나갔더니, 다쳤냐고

묻는 겁니다.


아니라고 대충 설명하고 식사를 했지만,

나의 이런 모습이 어쩌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식사 후 지인과 헤어져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의사왈, 건성 피부라 병원균의 침투가

다른 사람보다 용이할 수 있으니 로션

같은걸 잘 바르라고 하면서,

상처는 저의 건강상태 때문에 알러지

연고와 먹는 약을 3일치 줄테니

복용해 보고, 금요일 다시 내원해서

상태에 따라 진단을 다시 하자고 합니다.


어째든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고 바르고

했더니 상처 상태는 그대로지만 심리적으로

편안해 지는군요.



집에 오니 우편물이 하나 와 있네요.

돈 찾아가라는 내용이더군요.


참 오래된 얘긴데,

25년 전쯤 친한 선배가 사업자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4천만 원을 빌려준 적이

있었네요.

상환 날짜가 됐지만,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던 선배는 돈 대신 일본에서 수입한

여름셔츠를 1천만 원 어치를 가져 왔지요.

그러면서 1천만 원은 이 옷으로 대체하고

나머지 3천만 원은 다달이 갚겠다고 하네요.



당시 공직에 있었던 저에게는 필요없는

옷이었고, 이걸 또 처분할 방법도 없었네요.

그래서 그냥 가져가고 형편 풀릴 때까지

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했는데, 기어이

옷을 두고 갑니다.

박스로 10개가 넘는 분량이라 둘 곳이

마땅치 않아 주차장에 쌓아두고 여기저기

필요한 사람들 가져 가라고 해서 나눠줬고,

그래도 남아있는 옷은 집사람이 어떻게

옷장사를 수소문해서 100만원에 처분했더군요.


당시 저의 집은 단독주택이었고,

주차장은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답니다.

집차는 포드20M이라 대형 차량이었고,

제 차는 쏘나타 1.8이라 주차공간이 협소했지요.

그런데 그 좁은 공간에 옷박스를 10개 넘게 쌓아

놨으니 식구들이 이거 뭐냐면서 좋은 소리를

하지 않았더랬죠.


옷 처분하는 게 빌린 돈 받는 것보다 더 힘들고

스트레스였답니다.


이후 선배는 다달이 조금씩 송금을 해왔네요.

그러다 집사람이 교통사고 사망하고, 부모님께

육아의 부담을 주기 싫어 분가를 하면서 정신없이

살게 되면서 선배가 송금해주는 통장의 실체를 깜빡

잊고 지냈네요.


선배한테 전화를 하면 꼭 빚 독촉하는거 같아

연락도 못했고, 그러던 중 3년 동안 멀리 파견을

가게되고...뭐 어째든 그래서 연락두절 상태가

됐습니다.


우편물을 받고 해당은행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게 뭐냐고 물으니, 1년 이상 사용  안하는

계좌의 주인에게 숨은 돈 찾아주는 거라는데.

3천만 원은 아니지만 꽤 되네요.


은행가서 돈을 찾으면서, 내역을 찾아보니

적게는 20만 원부터 많게는 90만 원까지

매달은 아니지만 꾸준히 보냈더라구요.

그러다 3년 전부터 송금이 중단돼 있더라구요.


갑자기 그 선배가 고맙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해서 수소문을 했는데, 누군가 말해길

그 선배 몇년 전에 죽었어! 연락 못받았어?

하네요.


날짜를 계산해보면 사망할 무렵까지 저에게

송금을 한 거 같은데, 공돈 생겨 반가웠던 마음이

짠하게 바뀌네요.


그노무 돈이 뭐라고...그렇게 친하게 지냈는데

연락을 끊게 만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