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어버이날에 앞서 오늘,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어버이날인 내일은 소생의 모친과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매년 이렇게

해오고 있습지요.


두 분 다 냉면을 좋아하셔서

소생이 직장생활 하면서

단골로 다녔던 을지로 필동면옥을

모시고 다녀왔네요.


약소한 용돈이 든 봉투 2개를

준비해서 말이죠.


장인 장모님은 연로하시지만,

생활 수준은 소생보다 훨씬 낫습니다.


세무공무원으로 평생을 공직에

몸담았던 장인께서는 아직도 세무사

일을 하시어 수입이 있으니 말이죠.


또 일찍이 조그마한 건물을 사놓아서

월 임대료를 받고 있으니,

사업으로 부침이 많았던 소생과는

비교가 안되는 안정된 노후를 보내고

계십니다.


그래서 1년에 딱 한 번, 용돈을 드리는

이날은 고민을 조금 하게 됩니다.


얼마를 넣어 드려야하나...




필동면옥의 대표메뉴인 냉면 수육 만두가

나오고,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맛있게 많이 드십시요" 했더니 거꾸로

장모님이 소생의 앞접시에 만두를 얹어

주시면서 "자네나 어여 많이 들어. 치료

받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은가"라며 인자하고

따뜻한 말씀을 하시네요.


묵묵히 만두를 입에 넣어 씹고 있는데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장모 : 자네도 이제 여자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이제 우리 00이는 잊고

         좋은 사람 만나야지.

장인 : 그래, 그렇게 하게. 우리는 괜찮아.

          애들도 이제 다 컸고, 자네 몸도 성치

          않으니 지금은 자네 옆에 여자가

          필요할 때야. 마침 좋은 여자가 있는데

          한 번 만나 보겠는가?


소생은 아무런 대답도 못했네요. 그냥 눈물이

핑 돌아서 고개를 숙인 채 입이 터져라 냉면만

몰아 넣고 있었지요.


돌이켜보면, 집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먼저

떠난게 20년이 됐네요.


장인 장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꼬맹이 두

녀석을 홀로 키울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이분들은 또 다른 친부모나 마찬가지지요.


그 옛날, 집사람을 떠나 보내는 화장터에서

"애들 걱정일랑 하지 말고 먼저 가 있어. 나도

곧 따라 갈테니까" 했었는데, 벌써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세월이 속절없이 흘렀군요.


오늘은 유독 집사람이 생각 나네요. 옛 앨범이라도

꺼내놓고 그리움을 달래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