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풀 배팅




  “이렇게 해도 돼죠?”


  한서는 무려 2천 100만 달러의 칩을 배팅구에 올리고 난 후,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예......, 예? 그렇기는 한데.......”

  플로어 퍼슨은 당황 반 놀라움 반으로 거의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10 달러짜리 조막손 배팅으로 쫓겨나기 일보직전이었던 사람이 카지노 개장 이래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풀 배팅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맥시멈 배팅액을 300만 달러로 정해 놓기는 했지만 지금껏 이 곳에서 가장 큰 금액을 한 번에 배팅한 기록은 이틀 만에 500만 달러를 날리고 이성을 잃었던 아랍 왕자가 걸었던 200만 달러가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최고 기록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누군지도 모르는 젊은 사내 하나가 아랍 왕자의 기록을 깨는 건 물론이고, 그것도 일곱 개의 배팅구에 콱콱 채우는 말도 안 되는 배팅을 했다는 사실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임에 틀림없었다.


  “저 놈아 한 번에 크게 먹으려는 거여.”


  “예?”


  “한 번에 크게 먹기 위해서는 한 번에 최대한 많이 배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거여. 그래서 일부러 게임을 엉망으로 해서 다른 사람들은 다 내쫓은 거란 말이여.”


  “처음부터 혼자서 게임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다는 거군요.”


  “그라지. 이 한 판의 승부를 위해서 계속 기다려 왔던 거여. 그 셔플인가 뭔가 하는 카드 카운팅을 하면서 말이여.”


  VIP 룸 안이 일대 웅성거리기 시작 하더니 사람들이 테이블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 했다. 멀리서 한서를 지켜보고만 있었던 태삼과 다영도 어느 새 한서의 테이블 앞에 와 있었다.


  “마침 불슈 타이밍 이라서요.”

  태삼을 발견한 한서가 씩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 정말.......” 태삼은 말을 맺지 못했다.


잠시 후, 흑인 핏보스와 상의를 하고 돌아온 플로어 퍼슨이 딜러에게 게임을 진행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딜러는 배팅이 배팅이니 만큼 신중하게 카드를 오픈 하기 시작 했다. 첫 번째 등장한 카드는 ‘A'였다. 업 카드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에이스의 출연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그 이후로도 카드가 한 장 한 장 오픈 될 때마다 사람들은 마치 재미있는 한 편의 뮤지컬을 관람하는 관객이라도 된 듯, 좋은 카드에는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를 그리 좋지 않은 카드에는 우려와 걱정의 탄식을 아끼지 않았다.

  초구인 1구에서부터 마지막 배팅구인 7구 까지 모든 플레이어 업 카드가 오픈 된 후, 이제 드디어 딜러의 업 카드가 오픈 되기 직전이 되자 그토록 소란스러웠던 카지노 안이 쥐 죽은 듯 고요해 졌다. 블랙잭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카드도 중요 하지만 딜러의 업 카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전략과 승패가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급기야 딜러의 업 카드가 오픈 되었고, 딜러의 한 숨 섞인 카운팅과 구경꾼들의 열광과 환호 소리가 묘하게 겹치며 진귀한 광경을 만들어 냈다.

  딜러의 업 카드는 ‘4’ 였다.


  한서 역시 승리를 예감한 듯 미소를 지었고, 태삼과 다영도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블랙잭 게임에서 딜러의 업 카드가 '4‘인 상황은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다. 딜러 버스트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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