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투자자들




  “내 새끼들은 좀비 같은 병정들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니께.”


  태삼의 말에 위 아래로 하얀색 정장을 깔 맞춤한 호리호리한 체형의 사내가 흥미로운 듯 눈빛을 번뜩였다. 하얀색 정장에 빨간색 와이셔츠는 진리가 아님을 그의 패션이 잘 말해 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 다들 형님만큼 할 수 있다는 거네요 그럼?”


  “그래 영순이! 영순이 갸는 알지?”


  “오영순? 리월마에서 환치기 하던 삐끼놈 말하는 거예요?”


  “응 그랴......, 맞어 맞어......, 영순이 같은 경우는 이제 나 보다도 훨씬 잘 할 거야 아마. 갸는 도박을 위해 태어난 놈 같다니께. 한 마디로 귀신 같어.”


  “오케이! 그런데 만약 잃으면요? 뭐 담보할 거라도 있나? 지금까지 형님이 갖다 준 수익은 만족스러웠지만 이번에 얘기하는 건 금액이 워낙 커서 나도 좀 쫄리거든요.”


  “아따 이 사람이 몇 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이해를 못 한당가? 나는 지금 돈 빌려 달라는게 아니잖여! 선수를 대 주겠다는 거여 선수를! 자기는 돈을 대고 말이여!”


  “그런데 수수료가 너무 비싸......, 금액이 금액이니만큼 이번에는 좀 낮춰 주면 안 될까요?”


  “아. 그라니까 나가 요렇게 부탁 하는 거 아니겄어. 자기가 못 하겄다면 내도 다른 투자자 찾아 봐야지 뭐. 마카오서 VIP 정킷방 굴리는 철두 허고 막탄 에서 리조트 사업 크게 허는 피터 킴 알지? 그 놈아들도 이 정도 현금은 충분히 만들 수 있을 테니께.”


  태삼이 넌지시 다른 투자자들을 언급 하자 사내가 당황한 듯 정색을 했다.


  “아니 나를 지금 그런 동네 구멍가게 하는 놈들하고 비교 하는 거 에요?”


  “아니 그게 아니구.......”


  태삼은 딜에 거의 성공했음을 직감한 듯 사내의 눈치를 조심스레 살피며 말끝을 흐렸다.

  

  “오케이 콜! 미국 걸로 500만 개 넣을게요. 선수는 여섯 명이니까 지난번처럼 인건비는 두당 계산해서 따로 넣어주는 걸로 하고, 수수료는 승리 금액의 20%! 비밀 심판 넣는 건 이해해 주실 테고......, 그리고 또 뭐 없나?”


  사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옆에 앉아 계속 뭔가를 메모하고 있던 비서로 보이는 여자 하나가 영어인 듯한 귓속말로 뭐라 뭐라 속삭였다. 그녀는 지나치게 글래머러스 한 몸매와 다소 노출이 심한 옷차림으로 미루어 볼 때 그냥 평범한 비서라기보다는 사내의 애첩에 가까워 보였다.


  “우리 크리스틴이 장소는 쏠레어로 하자는 데요?”


  “응? 쏠레어? 우린 아무데라도 상관은 없는디 혹시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사내는 태삼의 말에 마침 자기도 궁금했었다는 듯 여비서에게 “와이 쏠레어” 하며 이유를 물었다. 여비서로부터 귓속말로 이유를 듣던 사내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사내는 끓어오르는 화를 다스리며 큰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런데 눈치가 지지리도 없는 여비서는 사내의 열 받은 표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빙글거리며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무슨 이유랴?” 태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쏠레어 에서......, 다음 주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경품으로 준다네요. 꼭 거기로 했으면 좋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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