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사고




  “저기요......, 혹시......, 장태삼 이라는 분 아시나요?”


  게임 중에는 말을 거는 것조차 예의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녀는 다급한 마음에 무례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그는 솜털이 아직 남아 있는 20대 초반의 앳된 얼굴이었지만 행동과 말투는 여느 성숙한 신사 못지않았다.


  “우리 아버지를......, 아세요?”


  다영은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인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태삼의 아들을 만났다는 다영의 말에 한서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테이블 위의 칩들도 그대로 남겨 둔 채 한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쩌면 지난 5년간 태삼을 애타게 기다린 것은 다영 보다는 오히려 한서 쪽이 더 절실했던 터였다. 태삼은 한서를 새로 태어나게 해준 아버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이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다영과 한서는 카지노 안 카페에서 검정 잠바 사내를 다시 만났다. 사내는 자신의 이름을 ‘오영순’ 이라고 소개 했다. 다영과 한서가 놀란 건 그의 이름이 여자 이름 같아서가 아니라 ‘장영순’이 아닌 ‘오영순’이기 때문이었다.


  “뭔가 오해가 있으셨던 것 같은데요 아버지가......, 아버지가 맞긴 한데요......, 그렇다고 제가 아들은 아니거든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혹시 부모님이 재혼?”


  다영은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인내심이라는 것은 먼 무인도에 갖다 버린 사람처럼 굴기 일쑤 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아버지를 우리가 그냥 아버지라고 부른 거죠.”

 

  그렇다. 그는 한서와 같이 태삼이 가르친 또 다른 제자였던 것이다.


  “우리요? 우리......, 라면 영순씨 같은 분들이 더 있다는 얘긴가요?”   이번에는 한서가 물었다.


  “예......, 한 대 여섯 명 정도.......”


  다영은 그녀의 이론뿐이었던 계획이 이 세상 어디선가 이미 가동 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태삼 아저씨는요? 지금 어디에 계세요?”


  다영의 질문에 영순의 표정이 일순간 얼어붙었다. 도박사의 예리한 촉으로 금세 표정을 읽은 한서는 불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돌아 가셨어요.”


  다영과 한서는 놀라움에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지병이라도 있으셨던 거 에요?”


  다영은 유일한 희망이 사라졌다는 절망감에 사내를 향해 급히 다그쳐 물었다.


  “큰......, 사고가 났어요.......”


  “사고요?”


  놀란 다영과 한서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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