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친을 알고나서 부터 병준이는 틈만 나면 강친에 접속했다.

제일 궁금했던 노하우란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느낀 점은 

무수히도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하여

정말로 혼신의 힘과 노력을 다 하여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저마다의 노하우를 터득해 나간다는 거였다.

돌이켜 생각하여 보면 내가 이것만 알았어도

혹은 내가 이것만 지켰어도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그리고 약 3주가 지나며 노하우란을 거의 다 읽어가니

또 서서히 카지노와 다시 한판 제대로 붙고 싶어 졌다.

노하우란에 수많은 내용들을 실천만 할 수 있다면

이제는 카지노에 가면 절대 지지 않을것만 같았다.


남편이 더 이상 카지노 이야기도 안 하고 옛날 모습으로 돌아 오자

부인은 혼자 남편이 반성하고 열심히 산다는 생각에

남편의 모든걸 용서해 주고 빚도 청산해준 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다.

자기네 부부의 수입이면 1억3천만은 그리 큰 돈이 아니다.

아껴 쓰면 1년이면 벌어 올 수 있는 돈이다.

그리고 월말이 되던 금요일 밤 부인은 저도 모르게 남편을 힐끗 쳐다봤다.

부인의 시선을 의식한 병준이는 부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에 본심을 숨기고 말을 했다.

"난 이제 게임에 별로 관심이 없으니 가고 싶으면 당신 혼자 가요."

"그래도 계속 같이 다녔는데 이제 가면 당신 정말 조금만 할 수 있어요?"

"그럼 할 수 있지. 나 그냥 운전만 해 주고 모텔에서 쉴테니

 당신 혼자 게임하고 끝나면 데리러 갈테니 연락 줘요."

"네. 알았어요"

그렇게 토요일 새벽 병준이네 부부는 또 함께 정선으로 출발했다.


예약도 안 했던거라 병준이네 부부는 사북에서 아침 먹고 올라 가서

입장하여 부인만 예약을 걸어 놓고 다시 단골로 다니던 모텔에 갔다.

부인을 오후 늦게 게임장에 데려다 주고 밖으로 나오던 병준이는

다시 한번 지난번 들렀던 PC방을 가 보았다.

이번에는 PC로 카지노 게임을 하는 사람이 여럿 보였다.

바카라도 있었고 룰렛도 있고 포커도 있었다.

병준이는 새로 나온 영화를 한편 다운 받아서 보고

다시 모텔로 돌아 와서 강친에 접속했다.

병준이가 지난번 부터 줄곧 주의깊게 보던 사람이 세명 있었는데

그 3명은 바카라에 대해서 상당히 실력이 높아 보였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 만나 보고 직접 경험담과 노하우를 듣고자 했다.

그러나 그 분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온ㄹ인상이지만 친해져야만 했다.

혼자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병준이는 그들과 어떻게 하면 가깝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병준이가 내린 결론이 일단은 자기를 먼저 알리고

두번째는 그들의 게시글에 칭찬 및 동조하는 댓글을 달고 

세번째는 가교역할을 할 만한 뭔가를 찾아 내는것이였다.

거 뭐 많지 않은가. 학연 지연 혈연  군역. 

찾다찾다 못 찾으면 공동 관심사라도 만들면 되는거다.


부인은 그날따라 기분이 좋아서 였는지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또 80만원을 이기고 내려와서 같이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 했다.

술을 마시면서 부인이 병준이에게 묻는다.

"당신 나 게임하고 있을 때 혼자 뭐 하셨어요?"

"누워서 티비 보고 잠도 좀 자고 그랬지."

"그런데 당신 정말로 게임하고 싶지 않으셨어요?"

"그야 당연히 하고 싶었지."

눈이 동그래서 자신을 똑바로 쳐다 보는 부인의 눈길을 의식하며 

병준이는 말이 잘 못 나긴걸 알았지만 이미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일 게임하러 올라 가실거에요?"

"아니, 게임은 하고 싶지만 난 게임하면 안 되는 사람이야.

 그러니 내일도 당신 혼자만 게임해요. 난 모텔에서 영화나 볼테니."

부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편은 자존심도 강하고 승부욕도 강하다.

지금 참고 있어도 돈을 잃었다는 패배감에 

심적으로 엄청 힘들어 할꺼란걸 부인은 알고 있다.


아침에 입장하며 부인은 병준이에게 50만원을 건넸다.

이 돈으로 게임을 하셔도 좋고 안 하셔도 좋으니

더 이상만 하지 마세요 라고 부탁하고 부인은 블랙잭 테이블로 갔다.

밖에서 담배를 피며 한참을 고민하던 병준이는 카지노장에 입장했다.

50만원으로 바카라를 하기엔 돈이 턱없이 모자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병준이는 룰렛테이블로 갔다.

게임을 해서 돈을 딴다라는 생각보다는 노하우를 테스트하여 보고

자기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냐 하는 의지력의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다.

게임방식은 제일 간단한걸 선택하기로 했다.

즉 1  1  2  4  8  16  30을 하는거다.

모자라는 돈은 지갑에서 보태면 된다.

1만원을 먹기 위한 7단계 시스템 방식이다.

룰렛게임이 한판 하는데 10분씩 걸리니 빨리 잃을 수도 없다.


오후 1시반쯤 부인과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병준이가 자기의 게임방식을 이야기하니 부인이 빙그레 웃는다.

그렇게 하면 하루에 20만 먹을까 말까 하는 돈이지만

그래도 도박을 하고 싶은 욕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어차피 날린 돈 1억3천을 도박으로 찾아 오려고 하다가는

앞으로 얼마를 더 잃어야 할지 모르기에 잃은 돈은 잊어 버리는게

속도 편하고 정신건강에도 좋다.

어차피 자기네 부부가 정선에 오는건 돈 이기려고 오는건 아니였으니.

몇번을 크게 배팅하고 싶었지만 병준이는 잘 참았고

11시에 게임을 접을 때는 정말 한 20만원을 이겼다.

1만원 시스템으로 블랙이나 레드만 갔었다.


집으로 돌아 와서 출근하고 나서부터 

병준이는 강친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워낙 배운것도 많고 아는것도 많은데다 병준이는 글도 잘 쓴다.

그러다보니 댓글들도 많이 달리고 사람들한테 인기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그 세 분과는 점차 말들이 오고 가기 시작했다.

월말이 되면 부인과 한번씩 강원랜드를 가고

평소에는 강친에서 열심히 글을 읽고 쓰고 댓글놀이도 하던 중

세 사람 중 한분이 만남을 가지자고 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다 보니 만남의 장소를 사북으로 정하고

병준이가 월말에만 갈 수 있어서 돌아 오는 월말

사북읍에서 네명이 함께 만나기로 의견을 모았다.


월말의 어느 일요일 부인을 강랜입구까지 데려다 주고 

자기는 오늘 새로 나온 영화나 보겠다며 병준이는 모텔로 돌아 왔다.

그날 오후 2시 석탄회관.

병준이네 4명은 첫 모임을 가졌다.

구리시 중소기업 식품회사의 30대 후반 배송기사 김씨.

아산에서 온 의류 유통업자 이씨. 이씨는 병준이와 동갑이다.

그리고 인천에서 온 50대 중반의 변호사 박씨.

모두가 바카라만 하시는 분들인데 경력이 장난 아니다.

나이 어린 김씨도 바카라 경력이 12년이나 된다.

남자들끼리 첫 모임이다 보니 당연히 술이 빠질수 없었고

술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빠른 시간 내에 가깝게 해 준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병준이는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을 두 개 발견했다.

하나는 그렇게 많은 바카라 경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나같이 여기저기서 빚을 지고 있으며 힘들어 한다는 것과

또 하나는 세 명 모두 온ㄹ인 바카라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날 PC방에서 보던 사람이 생각 났다.

술이 좀 들어 가기 시작하자 각자의 무용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강랜에서 최고로 많이 딴적은 3200만이라는 이씨에

온ㄹ인에서 하루에 7천만을 환전해 봤다는 박씨에

진짜인지는 몰랐지만 병준이는 세 사람이 정말 고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돈을 딸 수만 있다면 자기가 잃은 1억3천도 

다시 이겨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낮이라 4명 다 술은 많이 마시지 않고 2차로 커피를 마시러 갔다.

평소 묻고 싶었던걸 다 물으면서 많은 궁금증을 풀었지만

그래도 뭔가 좀 빠진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렇게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고 카톡으로 단체톡방도 만들고

앞으로 자주 연락하자는 말을 남기고 네 사람은 헤어졌다.


모텔로 돌아와서 잠을 좀 자고 일어 나서

병준이는 강원랜드에 입장하여 부인이 게임하는걸 잠시 보고

다시 룰렛테이블에 가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날 게임을 접고 잠자리에 들어서야 

병준이는 낮에 뭔가 부족한게 뭔지 알게 되였는데

그렇게 오랜 세월 바카라만 한 사람들이 

왜 돈을 못 따고 아직도 빚에 허덕이며 사는가 하는 것이였다.

특히 변호사인 박씨는 공부도 많이 했고 

자기보다 더 똑똑한 것 같은데도 말이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 와서 병준이는 계속 강친에서 글을 썼고

4명이서 하는 톡방은 매일 이야기 꺼리가 넘쳐났다.

그러나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항상 온ㄹ인 바카라가 빠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변호사인 박씨한테서 병준이에게 전화가 왔다.

"동생, 나 박씨인데 우리가 하는 온ㄹ인 한번 해 볼래?"

"그거 사기가 많다고 하던데 괜찮아요?"

"어, 나는 10년 넘게 아직 한번도 돈 못 받은적 없어. 아직 단속도 없었고."

"그럼 어떻게 하면 되요? 전 구경만 해 볼게요."

"그래도 괜찮어. 내가 방법을 알려 줄게."

병준이는 그렇게 박씨가 알려주는대로 하여 온ㄹ인 싸이트에 가입하고

첫 충전 100만원을 했다. 잠시 후 보유머니 110만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강친을 통해서 알게 된  이 세 사람과의 인연으로

병준이에게는 다시 또 큰 시련이 오게 된다.

병준이는 그 시련들을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23편 끝.